광교 책발전소
대학원 준비하느라 뿌염도 미루고 2020년 하반기와 2021년 한달을 보낸 딸이 드디어 지원서를 다 보내고 염색을 이제 할 수 있다한다.
코로나로 한국에서 온라인 수업을 한게 1년이다. 생각하면 할수록 억울하고 안타깝다. 그 비싼 등록금을 내고 글로벌하게 공부하길 바래서 보낸 유학인데. 4년중 1년을 한국에서 보낸다는 게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.
입학할 때 가본 대학은 정말 너무 광활해서 다 돌아보지도 못하고 졸업식을 기약하고 왔건만. 졸업식 때 졸업가운 모습을.. 졸업장을.. 졸업상을 받는 모습을 평생 기억할 수 있게 영상으로, 사진으로 남겨주려했는데...
비행기 티켓도 예약했었고,, 대학 내 호텔도 예약했었고,, 학교 근처 멋진 레스토랑도 다 예약했는데..
기가 막혔지만..
한국에서 온라인 수업 받는게 시차가 안 맞아서 고생하고 TA도 온라인으로 과외도 온라인으로 정말 힘들게 1년을 버텨왔다. 고3도 이렇게 힘들게 보내지 않았는데 대학교 4학년 코로나 상황에서. 한국에서 수업을 듣는 상황을 너무 힘들어했다. 미국을 갈 걸 그랬나 후회도 하고. 그렇게 대학 4학년이 끝나고. 졸업식도, 아직 졸업장도 아무것도 못 받고.
챙겨오지도 못한 짐도 아직 못 받고.. 어영부영 대학 졸업을 하게 되었다.
전세계 모두가 힘든 상황이기에 역설적으로 공평하다.
딸 뿌염을 어디서 기다릴까하다가 오랫만에 광교 책발전소에 혼자 들어갔다. 맛있는 커피와 달달한 디저트가 뭐가 있을까 고르는 행복도 참 오랫만이구나. 까페모카를 먼저 고르고 비슷비슷한 초코칩 쿠키가 있길래
"어떤 쿠키가 맛있어요?"
"뭐 취향이 다 달라서요."
건조한 대답.
올려다보니 낯이 익은 분이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.
오레오가 들어간 빅 초코칩쿠키를 선택하고 벽쪽에 앉았다. 이번엔 옆에 또 낯 익은 분이 열심히 스탭과 비즈니스 얘기를 하고 있었다. 여자 사장님은 남편 같은 과 후배. 남자 사장님은 나의 같은과 후배이기도 하다.
사회학과 나온 분이 사업을.. 경영학과 나온 분이 서포트를 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고 알맞게 보였다.

